계리가정이 뭔지, 보험사 실적표 다르게 보이는 이유와 확인할 기준

올해 하반기 보험사 실적 발표를 보면서 같은 종신보험인데 왜 회사마다 숫자가 다른지 궁금했던 투자자와 가입자를 위해, 계리가정 차이부터 순서대로 정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보험사마다 적용하는 가정이 달라서 똑같은 상품도 실적이 다르게 찍힌다.

한화생명의 보험계약마진(CSM)은 IFRS17 도입 초기인 2023년 1월 9조7600억원에서 최근 8조7100억원으로 줄었지만, 같은 기간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CSM은 오히려 늘었다.

이 글에서는 계리가정이 무엇인지, 보험사별 실적이 왜 엇갈리는지, 금융당국이 올해 12월 31일부터 어떤 제도를 시행하는지, 가입자 입장에서 실적표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까지 순서대로 정리한다.

계리가정이 뭐길래 보험사 실적이 달라지나요

계리가정은 보험사가 미래에 보험금을 얼마나, 언제 지급하게 될지를 예측하기 위해 쓰는 손해율·해지율·할인율 등 수치의 묶음이다.

손해율은 받은 보험료 중 실제 보험금으로 나갈 것으로 보는 비율, 해지율은 가입자가 계약을 중도에 해지할 것으로 보는 비율, 할인율은 미래에 주고받을 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쓰는 비율을 뜻한다.

2023년 도입된 국제회계기준 IFRS17은 보험사가 이 수치들을 자체적으로 정해 미래 이익인 CSM(보험계약마진)을 추정하도록 했는데, 그 전까지 쓰던 원가 기준 회계와 달리 결산 시점마다 가정을 다시 반영하는 시가평가 방식이라 가정 하나만 바뀌어도 실적이 크게 흔들린다.

가정 요소 의미 낙관적으로 잡을 때 보수적으로 잡을 때
손해율 받은 보험료 중 보험금으로 지출될 것으로 보는 비율 미래 지급액을 적게 추정해 CSM·이익이 늘어남 미래 지급액을 많게 잡아 CSM·이익이 줄어듦
해지율 계약을 중도 해지할 것으로 보는 비율 장기 유지를 가정해 미래 이익 추정이 커짐 조기 해지를 가정해 미래 이익 추정이 줄어듦
할인율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비율 높게 잡으면 미래 부채의 현재가치가 줄어 이익이 커짐 낮게 잡으면 미래 부채의 현재가치가 커져 이익이 줄어듦

예를 들어 똑같은 종신보험이라도 손해율 가정을 70%로 보는 회사와 75%로 보는 회사가 있다면, 후자는 같은 매출에서도 미래에 보험금으로 더 많은 돈이 나갈 것으로 보고 CSM을 더 낮게 잡는다.

가정이 5%포인트만 달라져도 수천억원 단위의 CSM 차이로 이어질 수 있어, 겉으로 보이는 순이익이나 CSM 규모만으로 두 회사의 실제 보장 능력이나 건전성을 줄 세우기는 어렵다.

문제는 같은 종신보험이라도 A사는 손해율을 낮게, B사는 보수적으로 잡으면 장부에 찍히는 CSM과 순이익 규모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이다.

삼정KPMG 김호균 전무는 감독당국이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을 바꾸면 회사의 일반회계 실적도 따라 움직이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같은 종신보험인데 회사마다 실적이 왜 다른가요

보험사별로 다른 계리가정을 쓰면서 똑같은 종신보험도 CSM 변동 방향이 서로 반대로 움직였다.

보험사 2023년 1월 CSM 최근 CSM 방향
한화생명 9조7600억원 8조7100억원 감소
삼성생명 10조7500억원 13조2200억원 증가
교보생명 5조440억원 6조5100억원 증가

위 수치는 언론 보도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정확한 산출 시점과 세부 기준은 각 사 공시자료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최종 확인은 공식 공시를 참고해야 한다.

보험사 CSM 변동률 업계에서 보는 배경
한화생명 약 -10.8% 종신보험 가입자 고령화, 손해율 가정 재산정 등이 거론된다
삼성생명 약 +23.0% 신계약 유입과 손해율 가정 개선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교보생명 약 +29.1% 상대적으로 작았던 기존 CSM 규모에 신계약 효과가 더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변동률만 보면 교보생명의 증가세가 가장 가파르지만, 애초 CSM 규모가 다른 두 회사보다 작았던 만큼 절대 증가분은 삼성생명이 더 크다. 이처럼 변동률과 절대금액을 함께 봐야 실적의 방향을 제대로 읽을 수 있다.

보험사별 계리가정 설정손해율·해지율·할인율가정 차이CSM(보험계약마진)증감 차이실적·순이익 비교신뢰성 문제

최근에는 한화생명이 종신보험 신상품을 내놓으면서 연령별 가입자 구성이 기존 상품과 달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입자 구성이 바뀌면 손해율 가정 자체가 달라지므로, 같은 종신보험이라는 이름 안에서도 비교 기준이 또 한 번 흔들리는 셈이다.

가입 연령대가 높아지면 사망 위험이 커져 손해율 가정을 올려 잡아야 하고, 반대로 젊은 연령층 비중이 늘면 손해율 가정을 낮출 여지가 생긴다.

결국 상품명이 같다고 해서 가정의 토대가 같다고 보기는 어렵고, 신계약 연령 구성이나 판매 채널 변화까지 함께 살펴봐야 비교가 의미를 가진다.

금융당국은 이 문제를 어떻게 바꾸고 있나요

금융위원회는 계리가정의 대원칙을 최선추정 방식으로 정하고 중립성·보수성·비교가능성 3가지 세부원칙을 마련했다.

원칙 의미
중립성 실적을 부풀리거나 줄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추정
보수성 불확실할 때는 더 안전한 쪽으로 가정
비교가능성 회사끼리, 연도끼리 비교할 수 있게 일관된 방식 유지
  • 보험사는 매년 계리가정 보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해야 하며, 이 규정은 올해 12월 31일부터 적용된다.
  • 금융감독원은 내년부터 보험사별 계리가정 관리 수준을 수치로 매기는 상시감시지표를 운영할 예정이다.
  • 올해 3월에는 금융감독원이 보험사 성과평가(KPI)에 예실차비율을 반영하도록 권고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 IFRS17은 한국만의 제도가 아니라 유럽, 호주, 캐나다 등 여러 나라가 2023년을 전후로 도입한 국제 회계기준으로, 각국 감독당국도 가정의 비교가능성을 확보하는 방법을 비슷한 시기에 고민하고 있다.

예실차비율은 가정한 손해율과 실제 발생한 손해율의 차이를 뜻한다. 가령 특정 상품의 손해율을 70%로 가정했는데 실제로는 73%의 손해율이 나왔다면 예실차비율은 3%포인트가 된다.

이 비율이 KPI에 들어가면 가정을 낙관적으로 잡아 단기 실적을 부풀린 회사는 다음 해 성과평가에서 바로 드러나게 된다.

예실차비율이 꾸준히 크게 벌어지는 회사는 가정 설정 자체가 느슨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반대로 비율이 작고 안정적인 회사는 가정과 실제 결과의 간극이 적어 실적의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다.

GA 판매책임 확대는 실적 신뢰성과 무슨 관계인가요

계리가정뿐 아니라 판매 단계의 책임도 함께 강화돼야 실적 숫자를 신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 설계사(FP)의 과도한 수수료를 막는 1200%룰은 설계사가 첫해에 받는 수수료 총액이 월납보험료의 120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규정이다.

여기에 4~7년에 걸쳐 수수료를 나눠 주는 분급제가 더해지면서, 계약 초반에 수수료를 몰아 받고 떠나는 이른바 ‘먹튀’ 영업을 줄이려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GA(법인보험대리점) 판매자가 상담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일정 기간 보존해야 하는 의무를 넓히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판매 과정에서 상품의 장단점과 보장범위를 제대로 설명했는지를 기록으로 남기도록 해, 단기 매출을 위해 가입자에게 불리한 상품을 끼워 파는 관행을 줄이려는 취지다.

결국 계리가정 관리와 GA 판매책임 확대는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 보험사가 숫자를 부풀리기 어렵게 만들고, 설계사가 무리하게 팔기 어렵게 만들어야 실적과 가입자 보장이 함께 신뢰를 얻는다.

가입자가 실적표 볼 때 뭘 확인해야 하나요

가입자라면 CSM이나 순이익 숫자보다 건전성 지표와 실제 보장내용을 먼저 봐야 한다.

확인 항목 왜 봐야 하나
K-ICS(신지급여력) 비율 보험금을 실제로 지급할 자본이 충분한지 보여주는 지표
예실차비율 가정한 손해율과 실제 손해율 차이, 클수록 가정이 느슨했다는 뜻
보험료·보장범위 실적과 무관하게 내가 실제로 받을 보장은 고정값
실손보험 가입 여부 실제 치료비를 보장하는 상품으로, 손해율 가정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다

실적표를 처음 본다면 다음 순서로 확인하면 어렵지 않다.

  1.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 공시실에서 해당 보험사의 K-ICS 비율을 조회한다.
  2. 최근 2~3개 분기의 예실차비율 추이를 비교해 가정과 실제 결과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는지 본다.
  3. CSM이나 순이익 증감보다 내가 가입하려는 상품의 보험료 대비 보장범위를 먼저 비교한다.
  4. 실손보험처럼 실제 치료비를 보장하는 상품은 손해율 가정의 영향을 크게 받으므로 갱신 시 보험료 변동 가능성도 함께 확인한다.

KB라이프, 한화생명금융서비스 같은 보험사·GA 이름으로 상품을 검색하는 사람이 많은데, 회사 이름보다 중요한 건 공시된 K-ICS 비율과 보험료 대비 보장범위다.

K-ICS 비율은 금융감독원과 각 협회 공시실에서 분기마다 공개되며, 이 수치가 꾸준히 낮아지는 회사는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여러 보험사 상품을 한 번에 비교하고 싶다면 굿리치보험 같은 비교 플랫폼에서 보장내용과 보험료를 나란히 놓고 보는 것도 방법이다.

CSM 변동 비교(조원)2023년최근한화생명9.76조8.71조삼성생명10.75조13.22조교보생명5.04조6.51조

전세금처럼 목돈이 걸린 상품을 계약할 때 조건을 꼼꼼히 따지듯, 보험도 전세금보증보험 가입조건을 확인하는 것처럼 계약 전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두면 좋다. 사회초년생이라면 청년보험 평균 보험료부터 비교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최근에는 보험사뿐 아니라 카카오뱅크·케이뱅크 같은 인터넷은행도 실적이 개선됐지만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로 건전성 우려가 함께 나오면서, 금융권 전반에서 실적과 건전성을 함께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험이든 대출이든 겉으로 보이는 실적 숫자 하나만 보고 판단하면 놓치는 부분이 생긴다.

정리하면 보험사별 가정 차이, 금융당국의 최선추정 원칙, GA 판매책임 확대까지 세 가지 흐름이 겹치면서 보험업계 전체가 실적 신뢰성을 다시 쌓는 중이다.

가정 하나, 공시 항목 하나가 당장은 사소해 보여도 몇 년 뒤 CSM 규모를 수조원 단위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와 가입자 모두 숫자 뒤의 가정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다음에는 K-ICS 비율로 보험사 건전성을 직접 비교하는 방법을 정리해볼 예정이다. 여러분은 보험사 실적 발표를 볼 때 어떤 숫자를 가장 먼저 확인하시나요.

자주 묻는 질문

계리가정이 뭔가요?

보험사가 미래에 지급할 보험금을 예측하기 위해 쓰는 손해율, 해지율, 할인율 등의 가정값이다. 회사마다 다르게 정할 수 있어 같은 상품도 실적이 달라진다.

왜 같은 보험인데 회사마다 실적이 다르게 나오나요?

IFRS17 도입 이후 각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가정을 정해 CSM(보험계약마진)을 추정하기 때문이다. 가정을 낙관적으로 잡으면 실적이 부풀려질 수 있다.

계리가정 보고서는 언제부터 의무 제출인가요?

보도에 따르면 계리가정 보고서 제출 규정은 올해 12월 31일부터 적용되며, 금융감독원은 내년부터 관리 수준을 수치로 평가하는 상시감시지표를 운영할 예정이다.

가입자가 보험사 실적을 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할 건 뭔가요?

CSM이나 순이익 같은 숫자보다 K-ICS 비율 같은 건전성 지표와 실제 보장내용, 예실차비율을 먼저 확인하는 게 좋다.

더 정확한 기준과 최신 발표는 금융감독원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처: Editlab, https://editlab.luvp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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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Editlab 편집부 · 발행 전 자동 점검(중복·형식·규칙) · 정정 요청 · Google 검색에서 이 매체를 우선 출처로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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